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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2년 전 '치욕의 완패' 잊지 않았다…황선홍호 '운명의 한일전'

운명의 한일전이 열린다. 2년 전 치욕적이었던 0-3 완패를 설욕해야 할 무대이기도 하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일본과 격돌한다.나란히 8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치르는 조 1위 결정전이다. 한국은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를 1-0으로, 중국을 2-0으로 각각 완파하고 조기에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과는 득실차(+3), 다득점(3골)까지 모두 같다. 이번 경기 승리 팀이 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정규시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를 통해 1위 팀을 가린다.한일전 승리 팀은 인도네시아(A조 2위), 패배 팀은 카타르(A조 1위)와 각각 8강에서 격돌한다. 아무래도 개최국 이점을 무시할 수 없는 카타르와 만나는 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를 이끄는 신태용 감독도 앞서 카타르전 완패 후 판정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을 정도다. 한일전 승리의 기세까지 안고 8강 토너먼트에 올라 정상에 도전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그런데 이번 한일전은 단순한 조 1위 결정전 이상의 의미가 담긴 경기이기도 하다. 2년 전 황선홍호가 당했던 굴욕적인 완패의 설욕전 의미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렸던 2022 AFC U-23 아시안컵 8강 당시 한국은 일본에 0-3으로 무기력한 완패를 당했다. 더구나 당시 황선홍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U-23 대표팀을 내세운 반면, 일본은 2년 후 파리 올림픽을 대비해 2살 어린 U-21 대표팀을 꾸렸다. 그런데도 결과는 한국의 굴욕적인 패배였다. 한국은 슈팅 수(12-15)와 유효 슈팅(2-9) 수에서 크게 밀린 채 고개를 숙였다.이후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다시 만나 설욕에 성공했지만, 와일드카드 포함 최정예를 소집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와일드카드 없이 여전히 어린 선수들로 꾸린 전력이었다. 대신 이번에는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대회인 만큼 일본도 어느 정도 정예 멤버를 내세운 분위기다. 황선홍호 입장에선 2년 전 당한 패배를 같은 대회에서 고스란히 설욕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대신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수비진에 생긴 심각한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급선무다. 서명관(부천FC)은 부상으로 대회에서 낙마했고, 주장 변준수(광주FC)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김지수(브렌트포드)의 소집이 불발된 가운데 이제 남은 전문 센터백 자원은 이재원(천안시티)이 유일하다. 이강희(경남FC) 조현택(김천 상무) 등이 센터백에 포진할 수는 있어도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일본을 상대로 중앙 수비에 생긴 불안요소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이영준(김천)의 멀티골 맹활약에 가렸던 중국전 경기력도 돌아봐야 할 과제다. 당시 한국은 중국의 공세에 크게 흔들리는 등 공·수 양면에서 불안한 경기력을 보인 게 사실이었다. 만약 경기력이 개선되지 못하면 중국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일본전에서는 더 어려운 경기가 불가피할 수 있다. 일본에 또 덜미를 잡힌다면 8강 토너먼트 여정부터 꼬이고, 나아가 올림픽 본선 진출권 획득과 우승 도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은 “일본은 오랜 시간 조직력을 다져온 팀이기 때문에 그 부문에선 대회 참가국 중 ‘톱’이라고 본다”면서도 “어떤 형태로 일본전을 진행할 것인지는 코치진과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김명석 기자 2024.04.22 08:09
프로농구

PO 진출 이룬 하나원큐, 2년 연속 FA 투자...'국대 센터' 진안 영입 '총액 3억 6000만원'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가 2년 연속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국가대표 센터 진안(28·181㎝)을 영입하며 빅맨 강화에 성공했다.하나원큐 구단은 12일 진안과 계약기간 4년, 총액 3억6000만 원(연봉 3억 원·수당 6000만 원)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진안은 현재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빅맨 중 한 명이다. 2016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받은 진안은 2023~24시즌까지 부산 BNK에서 활약했다.2018-19시즌부터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한 진안은 BNK의 2021-22시즌 첫 플레이오프 진출, 2022-23시즌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2023-24시즌에는 30경기에 출전해 평균 17.5점 10.4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WKBL 공헌도 전체 2위에 올랐다. 여자농구의 '국보 센터' 박지수(청주 KB) 다음 가는 국대 센터라고 말해도 부족하지 않다.하나원큐로서는 유의미한 투자다. 2022~23시즌까지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하나원큐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과 계약했다. 신세계 쿨캣 출신으로 하나원큐를 거쳤던 그가 돌아오면서 하나원큐도 기존 에이스 신지현 등과 함께 전력을 키우는 데 성공했고, 마침내 4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진안은 "제가 성장할 수 있게 해주신 BNK 구단과 팀원들, 팬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 많이 고민한 끝에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농구를 배우며 성장하자는 생각이 들어 이적을 결정했다. 하나원큐에서 새로운 도전이 기대되며, 팀에 꼭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한편, 하나원큐는 양인영, 김시온, 김단아 등 내부 FA 3명과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고, 외부 FA 진안까지 영입하며 골 밑을 강화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2 13:23
프로농구

KB, 챔피언 결정전 진출 확률 ‘85.7%’…하나원큐에 1차전 ‘완승’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 청주 KB가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활짝 웃었다. 김완수 감독이 이끄는 KB는 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부천 하나원큐를 69–51로 제압했다. 양 팀의 2차전은 오는 11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기선제압에 성공한 KB가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85.7%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49개 팀 중 42개 팀이 챔피언 결정전으로 향했다. 하나원큐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6전 전승을 거둔 KB는 이날도 압도적인 전력을 앞세워 승전고를 울렸다. ‘국보 센터’ 박지수가 17점 15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해냈고, 가드 허예은이 15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허예은은 이날 본인의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12점이 그의 최고 기록이었다. 하나원큐에서는 베테랑 김정은이 15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하나원큐는 KB에 24-23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김정은, 양인영, 신지현이 고루 득점하며 리드를 쥐었다. KB는 전반 내내 3점 슛 22개를 던져 단 한 개도 넣지 못했다. 그러나 3쿼터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김예진과 허예은의 3점 슛이 터지면서 분위기를 가져왔고, 3쿼터가 끝날 때는 14점 차 리드를 쥐었다. 이후 박지수가 공격을 이끌었고, 하나원큐에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김희웅 기자 2024.03.09 22:25
프로농구

[IS 상암] ‘벚꽃엔딩’ 바라는 WKBL 4개 구단, 우승 꿈 꽃 피우다

‘봄의 여왕’을 결정할 2023~24 여자프로농구(WKBL) 포스트 시즌이 막을 올린다.WKBL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청주 KB스타즈·아산 우리은행·용인 삼성생명·부천 하나원큐 4개 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5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PO(5전 3승제)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행사장에는 여자농구 팬들도 함께해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올시즌 WKBL PO에서는 정규리그 1위 KB와 4위 하나원큐, 2위 우리은행과 3위 삼성생명이 각각 격돌한다. PO 승자끼리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을 통해 봄의 여왕을 가린다. 정규리그에서 승률 9할(27승3패)로 우승한 KB는 통산 3번째 통합 우승을 노린다. 선봉에 박지수가 있다. 그는 지난 시즌 공황장애·왼손 손가락 부상 여파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고, 팀은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건강하게 돌아온 올 시즌 정규리그 득점·리바운드 부문 1위에 오르는 ‘국보급’ 활약을 펼쳤다. KB의 통산 2차례 통합 우승을 모두 박지수가 이끌었다. 박지수는 “상대의 집중 견제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하던 대로 하면 정규리그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완수 KB 감독은 “2년 만에 이 자리에 올라왔다. 개나리처럼 활짝 핀 경기, 팬들과 즐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이에 맞선 하나원큐는 2012~13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PO 무대를 밟는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은 “창단 후 첫 PO 출전이다. 우리는 벚꽃의 화려함처럼 축제다운 농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하나원큐 센터 양인영은 “즐기는 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드리겠다”라고 선전포고했다.또다른 대진에선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이 만난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벚꽃같이 상큼한 농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베테랑 슈터 김단비는 “‘또 우리은행이 이겼어?’라는 말이 반복되도록 하겠다”라는 짧고 굵은 의지를 전했다. 우리은행 가드 박지현은 “사실 우리 팀이 상큼한 농구는 아니다. 대신 장마와 태풍을 이겨내고 피는 능소화같은 농구를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정규시즌 때 약속한 ‘배드 걸스’를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PO 때는 진짜 배드 걸스를 보여주고 싶고, 먼저 (우리은행전) 3승을 거두겠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생명 배혜윤 역시 “매 경기 간절하게 뛰어서 PO에 왔다. 3승 시리즈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덧붙였다. 키아나 스미스는 “블루밍스라는 구단의 이름답게 피어나는 농구를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이날 행사장엔 4개 구단의 팬 5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팬들은 행사 내내 큰 환호와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어 행사장의 분위기를 가볍게 만드는 농담과 질문을 던져 선수들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선수들은 농구화·유니폼·트레이닝 키트 등 애장품을 전달하고, 사인회를 진행하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봄 농구의 첫 무대는 오는 9일 오후 6시 청주체육관에서 열리는 KB와 하나원큐의 PO 1차전이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은 10일 오후 1시35분 아산에서 격돌한다. 상암=김우중 기자 2024.03.05 17:30
산업

지피, 보스턴 인큐베이션 센터 입주...글로벌 진출 잰걸음

인류의 성장발달에 기여하는 의료 AI(인공지능) 기업인 ㈜지피가 글로벌 진출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지피는 2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2024년 ‘보스턴 C&D(Connect & Development) 인큐베이션 센터 오피스’ 입주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입주기업은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으로 사전선별 및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사업성 및 시장성, 경영능력, 입주 적정성 등의 엄격한 심사기준을 통해 선정됐다. 오는 3월부터 보스턴 CIC(Cambridge Innovation Center)에 위치한 C&D(Connect & Development) 인큐베이션 센터에 입주가 가능하다. 선정기업에 대한 지원으로는 글로벌 진출 심화 컨설팅 지원(글로벌 연구개발 기획, 국내외 인허가, 글로벌 임상, 글로벌 라이선싱, 해외법인 타당성 조사 등), 미국 진출 컨설팅 지원, 현지 행사 참여 및 네트워킹 지원, C&D 센터 포함 편의시설 사용 및 인프라 제공 등 C&D 인큐베이션 센터의 다양한 지원 혜택을 누릴 수 있다.이로써 이번 입주기업 선정으로 지피의 글로벌 진출은 더욱 탄력을 밟게 됐다. CIC는 1999년 개소한 공유오피스로 보스턴 켄달스퀘어에 위치해 있고, C&D는 기업이 기술을 획득하는 방법 중 하나로 내부의 지적재산과 외부의 지적재산을 결합해서 더욱 뛰어난 제품을 개발하는 일종의 개방형 연구개발 방식이다.성제혁 지피 대표는 "지피는 전 세계 유일하게 3000만개 이상의 생체데이터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추적관리와 AI를 통해 성장예측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회사"라며 "이번 미국 진출을 발판으로 삼아 빠르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지피는 소아·청소년 대상 성장예측 검진 프로그램과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겨냥하고 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 FDA 승인 절차를 준비하고 있고, 빠르면 2년 이내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지피는 차세대 성장예측검진 시스템을 공공기관, 병원, 약국에 공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지난 10년간 지피가 쌓아온 3000만건 이상의 방대한 코호트 생체성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아 및 아동, 청소년의 단기간 성장부터 미래 성인 키까지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성장 관리 프로그램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22 16:10
국가대표

클린스만이 남긴 '불명예 기록들'…처참했던 11개월의 여정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1년도 채 계약 기간을 못 채웠다. 그런데도 클린스만 감독은 각종 불명예 기록들을 남겼다. 얼마나 실패한 선임이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미 부임 초반부터 굴욕적인 기록을 새겼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지난해 3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9월 웨일스와의 원정 평가전까지 다섯 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에 그쳤다.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이래 감독 부임 후 다섯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었다.그나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중립 평가전 1-0 진땀 승리로 가까스로 무승 기록을 깨트렸고, 이후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까지 A매치 7연승을 달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긴 상대는 튀니지를 제외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54위~155위 팀들이었다. 튀니지 역시 FIFA 랭킹은 한국보다 낮은 29위(당시 한국 26위)였고, 6만 명에 가까운 일방적인 홈 응원을 등에 업은 경기이기도 했다.홈 이점을 지우고, 만만치 않은 팀들과 치른 아시안컵에선 ‘민낯’이 드러났다. 한국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포함 6경기에서 무려 10실점을 허용했다. 바레인전 1실점을 시작으로 요르단전 2실점, 말레이시아전 3실점 등 조별리그에서만 6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상대로 연속 선제 실점을 허용했고, 요르단과의 4강전에선 2골을 실점하며 완패했다.10실점을 허용한 한국축구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와 함께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래 대회 최다실점을 기록한 건 이번이 역사상 처음이다. 64년 만의 우승을 호언장담하며 자신감 넘쳤던 클린스만호는 이같은 굴욕적인 기록에 4강 탈락이라는 씁쓸한 결과 속 조기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결과는 결국 ‘경질’이었다. 아시안컵 우승 실패 직후에도 “4강은 실패가 아니”라며 자진 사퇴에 선을 긋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해임 건의와 정몽규 회장 등 집행부의 결단으로 16일 경질됐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불과 1년도 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한국축구와 인연을 끝냈다.이 역시 클린스만 감독에겐 불명예 기록이다. 한국축구를 이끈 역대 외국인 감독들 가운데 가장 빨리 경질당한 감독으로 남았다.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 1994년 7월부터 이듬해 2개월까지 7개월 간 대표팀을 이끌 긴 했지만, 당시 비쇼베츠 감독은 A대표팀을 이끌다 곧바로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지휘했다. 한국축구와 통행은 사실상 2년간 이어졌다.이후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움베르투 쿠엘류 감독, 조 본프레레 감독도 모두 1년 이상 한국축구를 이끌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8개월만 대표팀을 이끈 바 있지만, 당시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였던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운 뒤 계약 만료로 한국을 떠나 클린스만 감독과는 사례가 달랐다. 이후 핌 베어벡 감독을 비롯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 파울루 벤투 감독 등도 모두 적어도 1년 이상, 길게는 3년 4개월 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다. 역대 외국인 사령탑 가운데 1년도 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다.국내 감독을 포함해도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이후 사실상 최단기 경질 사령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대표팀은 떠난 네 번째 사례인데, 이 안에는 비쇼베츠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이 포함돼 있다. 그나마 고 박종환 감독이 지난 1995년 2개월 간 대표팀을 이끈 바 있으나, 당시 박 감독은 프로축구 일화 감독을 겸임하고 있던 데다 코리아컵에 나설 프로선발 감독으로 선임됐던 사례라 비교가 어렵다.앞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15일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과 재택·외유 등 부임 후 불성실했던 근무 태도, 선수 발굴 의지 부족, 선수단 장악 등 리더십 부재 등을 이유로 해임을 건의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다음날 오전 임원회의를 열고 전력강화위원회 의견에 따라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대한민국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명석 기자 2024.02.17 00:03
프로농구

KB 우승 현장 키워드는 #불만족 “해야 할 일 남았다”

여자프로농구(WKBL) 청주 KB가 2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을 탈환했다. 시즌 내내 압도적인 우승 레이스를 펼쳤고, 단 26경기 만에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하지만 사령탑과 선수들은 우승의 기쁨보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다”며 잔여 경기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 예고했다.KB는 지난 시즌 5위에 그치며 봄농구를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국보 센터’ 박지수(26·1m96㎝)의 이탈이 뼈아팠다. 그는 공황장애 탓에 선수단 합류가 늦었고, 시즌 중 복귀했으나 손가락 부상을 입어 온전히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박지수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KB는 2위·2위·1위를 차지했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박지수가 건강하게 돌아온 올 시즌은 달랐다. 그는 부상 복귀 후 전 경기에 출전하며 1~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싹쓸이했다. 베테랑 염윤아(37)를 비롯해, 주전 강이슬(30) 김예진(27) 허예은(23) 등 전 포지션에서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렀다. 우연히 나온 결과는 아니다. KB는 지난해 3월 2일 정규릭 최종전을 마친 뒤 4월 7일 첫 소집, 이후 전지훈련·박신자컵·연습경기 등 긴 강행군을 펼치는 등 비시즌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 기간 외박과 휴가도 최소화하는 등 이를 악물었다. 첫 소집 후 리그 우승을 확정하기까지 무려 11개월이라는 장기 레이스를 펼쳤다.강행군을 이겨낸 선수단은 성적으로 화답했다. 우승 시점, KB는 평균 72.2득점으로 WKBL 유일 평균 70득점 이상의 공격력을 뽐냈다. 팀 리바운드·어시스트에서도 단연 1위다. 리그 최소 실점(59.7)까지 차지하는 등 ‘완벽한 우승’이나 다름없다. 김완수 감독은 우승 전후로 비시즌을 버텨준 선수단을 향해 거듭 칭찬했다. 김 감독은 “내가 질책도 많이 했고, 훈련도 많이 시켜서 힘들었을 텐데 염윤아를 중심으로 선수단 모두가 잘 이겨내며 시즌을 준비했다.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에도 “지금 기쁨보다는, 그동안 고생했던 일이 생각나 울컥하다”라고 했을 정도였다.워낙 압도적인 리그 우승 레이스를 펼쳤지만, 사령탑과 선수들은 여전히 ‘불만족’이다. 먼저 김완수 감독은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며 “해야 할 일이 많다. 선수들의 마무리 능력도 더 키우고 싶다. 기본적인 플레이에 더 집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잔여 경기, 그리고 봄농구에선 상대가 누구든 우리의 장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최대한 감추겠다”라고 덧붙였다. KB의 주전 센터 박지수와 가드 허예은도 사령탑과 같은 의견이었다. 박지수는 “주변에서 많은 칭찬을 해주시고, 상도 많이 받아 최고의 시즌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솔직히 아직 내 마무리 능력은 부족하다. 감독님의 요구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 발전해야 한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허예은 역시 “아직 너무 부족한 것 같다.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박지수는 정규리그 득점·리바운드 1위, 허예은은 어시스트 1위를 기록했음에도 아직 부족하다며 자신을 낮췄다.여전히 ‘불만족’ 상태인 KB가 남은 경기를 통해 만족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KB는 3월 9일부터 시작하는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4위 팀과 만난다. 현재 4위 경쟁을 하는 팀은 부천 하나원큐와 인천 신한은행이다. 이번 시즌 KB는 두 팀을 상대로 5전 전승을 거뒀다. 한편 박지수와 허예은은 우승 현장에서 한 차례 취재진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경기 뒤 취재진이 “김완수 감독은 여러 차례 11개월 동안 버텨준 선수단이 대견스럽다고 했다”고 하자, 허예은은 “나는 2023~24시즌이 오지 않는 줄 알았다”고 말했고, 박지수는 “알고 계셨다니 다행이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청주=김우중 기자 2024.02.15 12:01
프로농구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문제…中·日처럼 내부 경쟁 거쳐야” 국보 센터 박지수의 쓴소리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무대에 도전했으면 좋겠다.”한국 여자 농구의 ‘국보 센터’ 박지수(26·1m96)가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옆나라 일본이 캐나다와 스페인을 격파하고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것을 지켜보면서, 동료 선수들의 도전 의지를 언급했다.박지수는 지난 2017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선수선발회 전체 1순위로 KB 유니폼을 입은 뒤 한국 여자 농구계를 이끄는 대들보다. 프로 데뷔 전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고, 매 대회마다 손꼽는 활약을 펼치며 이목을 끌었다.하지만 한국 여자 농구는 최근 국제 대회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16 리우 올림픽 예선 탈락을 시작으로, 2018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13위·2020 도쿄 올림픽 10위·2022 FIBA 농구 월드컵 10위·2023 FIBA 아시아컵 5위 등에 그쳤다. 유일한 입상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얻은 동메달뿐이었다. 무엇보다 2023 아시아컵에서 5위에 그친 탓에, 2024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에도 나서지 못한다. 이에 박지수 역시 최근 농구계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지난 14일 부산 BNK를 꺾고 팀의 2023~24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농구라는 신체 조건 영향이 큰 스포츠에서, 평균 신장 1m70대의 일본이 스페인과 캐나다를 꺾고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쥔 것을 봤다. 작은 신장에도 세계 강호과 대결하는 모습이 굉장히 놀라웠다. 내가 어렸을 때 한국이 일본과 같은 농구를 한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면서 “우리나라도 일본 같은 여건이 갖춰지면 좋겠지만, 사실 그런 건 다 핑계다. 선수들이 잘해야 한다.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은 FIBA 랭킹에서 9위로 한국(13위)과 격차가 크지 않다. 하지만 일본은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더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3 FIBA 아시아컵에서도 2위에 머물렀으나, ‘1강’ 중국과 접전을 벌이는 등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 12일 헝가리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농구 최종 예선에선 조 1위로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다. 개최국 헝가리(19위)한테는 졌지만 세계랭킹 4위 스페인(86-75 승)과 5위 캐나다(86-82 승)를 잇따라 꺾었다.일본의 선전을 본 박지수는 ‘국가대표의 자부심’과 ‘내부 경쟁’을 외쳤다. 그는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무대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만한 자리가 돼야 한다”면서 “아무나 국가대표가 돼선 안 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부심이 떨어지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일본이나 중국처럼 18~20인 예비 엔트리로 먼저 소집하고, 내부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해서 태극마크를 달아야 한다고 본다. 협회에서 냉정하게 판단해 주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청주=김우중 기자 2024.02.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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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시련 거친 '7관왕', 비로소 진짜 '국보'가 됐다

시련은 아프기만 한 게 아니었다. 아픔을 딛고 돌아온 박지수(26·청주 KB)가 7관왕 시절 그 이상의 파괴력으로 올 시즌 여자농구 통합 우승을 정조준 중이다.박지수는 지난 11일 아산 우리은행전에 출전해 33점 16리바운드로 팀의 71-6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최근 12연승을 달린 KB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이르면 13일 부산 BNK전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이번 시즌 여자농구에서 박지수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견줄만한 선수조차 없다. 평균 득점(21.2점) 리바운드(15.76개) 블록슛(1.68개) 2점슛 야투율(0.604) 공헌도(1142.7)에서 모두 1위다. 득점, 리바운드 등은 2년 연속 7관왕(득점, 리바운드, 2점슛 야투율, 베스트5, 윤덕주상, 우수수비선수상, MVP)에 올랐던 2020~21시즌, 2021~22시즌과 비슷하나 3점슛 성공률이 20% 전후에서 42.1%로 올랐고, 평균 어시스트 개수도 5.6개로 처음으로 5개를 넘겼다. 지난 시즌 공황장애 및 손가락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던 그가 한 단계 더 진화한 걸 확인시켜주는 기록이다.박지수의 지배력은 이미 라운드 MVP 수상 이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앞서 지난달 29일 올 시즌 4라운드 MVP에 올랐다. 1라운드부터 전 라운드 모두 수상했는데, 4라운드 연속 수상은 여자농구 역사상 최초.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여자농구에 경기력 논란이 일었지만, 박지수는 되려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다. 여전히 독보적인 페이스라 5~6라운드까지 전 라운드 MVP를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다. 말 그대로 막을 수 없는 위력에 라이벌 우리은행은 경기도 하기 전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우리은행 사령탑이자 여자농구 역사상 최고 명장으로 통하는 통산 '300승'의 위성우 감독은 11일 맞대결 전 "5라운드 말까지 왔는데도 다른 팀들이 박지수를 잡지 못한다. 막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2년 전에도 챔프전에서 만났지만, 2년 동안 박지수가 더 노련해졌다. 대처할 수 있는 이가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실제로 이날 우리은행은 박지수 제어에 애를 먹었다. 지난 시즌 MVP 김단비를 포함해 박혜진, 박지현, 최이샘 등 국가대표급 멤버를 자랑하는 우리은행에서도 박지수를 제대로 마크할 수 있는 선수가 드물었다.위성우 감독은 "상대 팀 선수지만 너무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위 감독은 "스물 일곱살 정도에서 전성기를 맞았는데, 생각보다 더 빨리 컸다. 사실 지난 시즌 몸아 아파서 그랬을뿐 재작년부터 이런 선수가 됐다. 여자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이가 될 것"이라며 "너무 똑똑한 선수다. 보통 키만 커서 리바운드만 많이 하거나 슛만 잘 넣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면 수비가 약하다거나 허점이 있는 편인데 박지수는 허점을 찾기 어렵다. 5개 팀 감독들이 모두 똑같이 생각할 거다. 박지수를 보유한 김완수 KB 감독조차 똑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웃었다.이미 높이와 파워는 20대 초반부터 정상급이었던 박지수다. 지금의 박지수가 달라진 건 경기를 보는 눈, 멘털이다. 위성우 감독은 "KB전에서는 상대 팀이 공격적으로 가기가 쉽지 않다. 박지수가 워낙 인사이드 수비를 잘한다. 수비 버뮈가 넓다"며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로 넓지 않았는데, 노련함이 붙었다. 이제 경기 흐름을 안다. 그래서 더 무섭다. 블록슛을 잘한다 못한다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도와줘야 할 때, 아닐 때를 알고 한다"고 칭찬했다. 위성우 감독의 극찬은 이어졌다. 그는 "내가 박지수에 대해 제일 잘 알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 때 대표팀 감독으로 박지수를 맡았다. 그때 '얘는 뭐지?' 싶더라. 그 어린 몸으로도 FIBA 대회에서 상대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만나는 팀 감독마다 그의 나이를 묻고 기량을 극찬하더라"고 떠올렸다. 위 감독은 "박지수가 어릴 때야 언니들의 기술에 당황하기도 했는데, 25살이 넘어가면서 이 방법, 저 방법을 다 경험하면서 똑똑해졌다. 올 시즌도 초반에는 상대 전술에 에러도 조금 나왔지만, 금방 적응해버리더라"고 감탄했다.적장의 끝없는 칭찬에 박지수도 감사하다고 미소지었다. 경기 후 만난 박지수는 "위 감독님께 인사 드리니 '널 못 막겠다, 너무 잘한다'고 칭찬해주셨다. 상대 감독님께서 칭찬해주시니 당연히 감사하다"고 웃었다.박지수는 '노련함'에 대해 "이전까지는 여유가 없었다. 상대가 트랩이 들어오는지, 새깅이 깊은지, 맨투맨으로 들어오는지 생각하지 못했다. 패스가 보이면 패스를 하고, 들어오지 않는데도 패스를 하다 에러가 많아지기도 했다. 결국 직접 해결해보려고 욕심을 부려 1대1 상황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금은 상대 진열을 먼저 보게 된다. 공을 잡고 급하게 하지 않고 상대가 새깅이 깊은지, 트랩을 들어오는지 본다. 그러니 패스도 잘 되고, 해결해야 할 때는 또 쉽게 한다. 그런 데서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에 대해 "지수는 마음만 먹으면 매 경기 트리플 더블을 하고, 30점 20리바운드씩 기록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팀 밸런스를 위해 무리하지 않는다. KB와 박지수가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바라봤다.박지수는 "상대 수비가 트랩을 들어오면 내가 해결하고 싶어도 패스해야 하는 날이 있고, 또 직접 해결해야 하는 날도 있다. 패스를 욕심내거나, 득점을 욕심낼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며 "좋게 봐주셨지만 매 경기 그렇게 기록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그러면 나도 힘들 것 같고, 팀에도 좋지 않을 거다. 개인 기록을 신경 쓰다 보면 팀이 와해될 수 있다. 기록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더 좋다"고 답했다.무엇보다 지난해 고난이 박지수를 더 웃게 하고 있다. 아프기 전보다 더 농구를 즐겁게 하고, 우승에 더 기뻐할 수 있게 됐다. 박지수는 "지난해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경기장에 있는게 팀에 미안했다. 손가락 수술까지 하고 시즌 아웃 상태로 팀을 따라다녀야 할 때는 정말 미안했다. 체육관에 오기 싫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올해는 그런 생각을 안 해도 된다. 내가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시즌과 너무 다르다. 그 전 시즌과도 또 다르다. 올 시즌은 팀으로 우승하는 기분"이라고 웃었다.이제 박지수에게 '국보'는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주장 김단비가 태극마크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박지수가 대표팀의 기둥이 돼야 한다. 그리고 그럴 기량은 이미 충분하다.적장도 그의 가치를 인정하는 이유다. 그래서 '국보'다. 위성우 감독은 '공략 불가' 박지수의 존재에 힘을 얻을 여자 농구에 기뻐했다. 위 감독은 "상대 팀 입장에서야 어쩔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 저런 좋은 센터가 있다는 게 기쁘다. 일본 선수들보다 박지수가 더 좋다고 본다. 마인드, 승부욕까지도 좋다. 국제대회에서 박지수 같은 센터가 있으면 상대 선수들이 다 겁을 먹을 정도"라며 "그런 선수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 그 하나만큼은 참 뿌듯하다"고 웃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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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패장] 사실상 '2위 확정' 위성우 감독...분노 대신 찬사 "왜 박지수, 박지수하는지 알겠다"

"왜 박지수, 박지수하는지 가면 갈수록 느낀다."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이 정규리그 우승에 사실상 실패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엔 아쉬움이나 분노 대신 상대 에이스에 대한 놀라움이 가득했다.우리은행은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 5라운드 원정 경기 맞대결에서 61-71로 패했다. 이날 승패로 KB의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는 1로 줄었다. 올 시즌 중반까지 KB와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펼쳤던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해진 날이었다.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박지수였다. 33점 16리바운드로 공수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박혜진의 복귀로 '완전체'를 꾸린 우리은행이지만, 박혜진-김단비-박지현-최이샘의 국가대표 조합으로도 박지수 한 명의 파괴력을 견디기가 쉽지 않았다.경기 전부터 KB의 '국보 센터' 박지수(26)를 막을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던 위성우 감독은 이날도 경기가 끝나자마자 승장, 패장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탄성을 내뱉었다. 위 감독은 "박지수가 진짜 무섭다. 왜 박지수, 박지수 하는지 가면 갈수록 느낀다"며 "특A급 외국인 선수가 뛰는 것 같다"고 그를 치켜세웠다.이기고도 아쉬움을 말하던 위성우 감독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날은 어려운 경기를 끝까지 끌고 간 선수들의 투지를 칭찬했다. 그는 "이기기 쉽지 않았지만, 추격도 했고 선수들은 잘해줬다"며 "(박)지현이는 발목 다친 이후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잘 됐다"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보장된 건 아니지만, 챔프전에서 KB를 만날 때를 대비해서 여러 가지 시도해봤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복기했다.선수들의 투지는 에이스 김단비의 출전 시간에서도 드러났다. 위성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김단비의 출전 시간을 30분 정도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그는 38분 12초를 뛰며 사실상 풀타임 동안 코트 위에 있었다. 경기 중 넘어져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박지수를 마크하느라 지친 모습도 보였으나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위성우 감독에게 이를 묻자 껄껄 웃으면서 "사실 막판에 빼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관중 분들도 많이 오셨고, 빼려고 하니 단비 본인도 괜찮다고 하더라. 우리은행과 KB의 경기는 팬분들이 재밌어하시는 경기다. 단비가 뛰겠다고 해서 '그래, 재밌는 경기를 만들어보자' 했고, 실제로 완전하진 않아도 KB전에서 돌파구도 찾아볼 수 있었다"고 소득을 전했다.청주=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1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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